이 글은 포항 일대 바닷길과 마을 사이를 2023년 여름과 가을 세 차례에 걸쳐 걸은 기록이요, 그 흔적이다.
나는 때로는 여름의 절정에서 따가운 햇살과 무더위에 기진맥진하기도, 초가을 시원한 바닷바람에 온몸을 내어 맡기기도 했다.
때로는 지역 주민 수십 명과 함께 걷기도 했고, 구룡포의 나이 든 해녀 삼촌들과 동행하기도 했다.
그러나 그 대부분은 혼자 걸으면서 갈매기와 벗하거나 억겁 세월, 이 지역을 지켜봐 온 바위들과 눈인사를 나누었으며, 마을길에서 만나는 분들과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았다.
아, 그러는 사이 포항의 길들은 내 몸속으로 스며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