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전이란 절대적이지 않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체육관 문을 열고 들어가는 것이 실전이고, 또 누군가에게는 링 위로 올라가는 것 자체가 실전일 수도 있습니다. 이처럼 실전이란 지금 자신의 한계에서 한 걸음 더 나가려는 자세입니다. 불안과 두려움을 극복하고 자신의 한계에서 한 걸음을 더 내디디는 것이 바로 실전인 겁니다. 여러분이 이 책을 통해 그런 실전 감각을 익히셨으면 좋겠습니다.
진짜 삶을 살아낸다는 것은 어쩌면 매일 실전을 경험한다는 말과 동의어인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한계에서 늘 쭈뼛거리고만 있기에는 인생이 너무 짧습니다. 실전은 분명 두렵고 또 어렵습니다. 하지만 한 단계씩 자신의 한계를 넘어서는 실전을 경험하다 보면 삶은 더욱 풍성해지고 내면은 더욱 강건해집니다. 우리는 모두 행복하고 싶습니다.
하지만 그 행복은 실전이라는 것을 한켠으로 밀어 넣어두고서는 결코 얻을 수 없지요. 행복은 두렵고 불안하지만, 자신을 규정하고 있던 한계를 뚫고 나갈 때에만 느낄 수 있는 것이니까요.
-Cool Down 중에서
‘끝’ 아닌 ‘시작’을 위한 책
이 책을 덮으려는 지금 스무 명의 철학자와 그들의 사유를 이해하기 위한 기초 개념들을 알게 되셨을 겁니다. 그렇게 이 책은 끝이 났습니다. 하지만 이 책은 끝난 게 아닙니다. 만약 이 책이 여기서 끝나버린다면, 이 책이 제기능을 다하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여전히 ‘삶의 전환’을 만나지 못하셨을 테니까 말입니다. 정확히는 익숙한 것들을 낯설게 볼 수 있는 눈을 갖게 되지 못하셨을 테니까요.
지금, 이 책은 끝나지만 동시에 시작됩니다. 이 책을 통해 라캉, 프로이트, 마르크스, 레비-스트로스, 베르그송뿐만 아니라 더 많은 이들의 철학을 조금 더 깊이 있게 알아 가셔야 하기 때
문입니다. 멈추지 말고 계속 나아가셨으면 좋겠습니다. 그들의 철학이 나의 철학이 될 때까지 공부를 멈추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그들의 철학이 내게 스며들어 나만의 ‘철학’이 되었을 때, 삶의 전환을 꾀할 새로운 눈을 뜰 수 있을 겁니다.
그렇게 ‘지금-여기서’ 여행할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렇게 시들어가는 삶에서 벗어나, 조금 더 푸릇푸릇한 삶을 이어갔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