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하루도 시간은 정직하고 자유로이 흘러간다. 같은 속도와 크기로 다가왔다가 멀어진다. 나는 문득 시간의 수축과 팽창, 팽창과 수축을 본다. 시간도 이렇듯 변화하는가. 과연 그런가. 시간은 여전한데 나의 움직임이나 생각 때문에 빚어지는 느낌이 아닐까. 내가 움직이지 않고 생각하지 않으면 시간은 정지할는지도 모른다.
청미, 호, 민준, 수호, 빛나, 정민, 영민, 주리, 수, 민우, 영은, 무정, 하연, 지희, 한별 등등……. 참 정겨운 이름들이다. 한 시절을 나와 동고동락한, 여기 『푸른바다거북』에 살아 숨 쉬던 인물들이다. 때로는 친구처럼, 연인처럼, 때로는 가족처럼, 우리는 함께 걸으며 참 좋았다. 비록 오해와 갈등으로 등지고 돌아설 때도 있었으나 다시 제자리로 돌아오곤 했다. 관계를 맺는다는 것은 숨 쉬는 것만큼 소중한 일이다.
벌써 다섯 번째 책이다. 출간할 때마다 늘 아쉬움이 남는다. 더 깊고 더 넓게 톺아보아야 했는데……. 하지만 이 자리를 떠나는 것도 그다지 섭섭하지는 않다. 기대할 수 있는 다음이 있기 때문이다.
2022년 8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