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여 만에 개정판이 나오게 되었다. 금번 개정판은 '게으름에서 벗어나는 10가지 열쇠'라는 기본적 틀은 그대로 유지하였지만 그 방법론을 보완하는데 역점을 두었다. 특히 모호한 방법들에 대해서는 적용하기 쉽게 구체적인 내용을 추가하였다. 개정판이 부디 게으름에서 벗어나 원하는 삶을 살아가기를 꿈꾸는 이들에게 보다 효과적인 길잡이가 되길 기대해본다. ('개정판에 부치는 글' 중에서)
정신과의사를 하다 보니 “매일 힘든 사람들의 이야기만 들으면 오히려 힘들지 않나요?”라는 질문을 많이 듣습니다. 왜 아니겠습니까. 물론 힘들 때가 있습니다.
그런데 항상 힘들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사람들이 계속 힘들다고만 이야기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시간이 지나면서 나를 찾아오는 이들의 내면에 치유가 일어나고 경우에 따라서는 이전보다 더욱 성장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 있기에 보람과 기쁨을 느낄 때가 더 많습니다.
그 과정에서 내 안의 상처도 함께 아물고 인생의 어려움을 어떻게 넘어야 하는지를 배웁니다. 올해로 정신과의사가 된 지 18년, 돌아보면 정신과의사가 아니었다면 결코 알지 못했을 인생의 지혜들을 참 많이 깨달았습니다. 그 무엇으로도 바꿀 수 없는 값진 경험입니다.
이 책은 일대일로만 전하기에는 아까운 경험들을 모아 메일링 한〈에너지 플러스〉중에서도 치유와 성장의 메시지를 담은 글들을 모은 것입니다. 한 권의 책이지만 이 안에 정신과의사로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고 깨달은 인생처방전을 수록했습니다. 18년 상담의 진액이 담겨 있는 셈입니다. 따라서 인생의 어려움을 잘 넘지 못하고 있는 분들은 물론, 그동안 상담을 하고 싶었지만 아직 경험하지 못한 분께도 미약하나마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몸과 함께 살아가는 삶으로!
돌아보면 제가 몸을 외면했던 시간은 꽤 뿌리가 깊습니다. 어려서부터 몸이 약하고 운동을 못했기에 몸을 쓰는 활동을 자연스럽게 피해 다녔습니다. 아이들과 공을 차기보다 혼자 책을 보는 시간이 많았습니다. 청소년기가 되자 ‘나는 누구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라는 고민을 책상에 앉아 했고, 책에서 답을 찾으려고 했습니다. 대학 시절 내내 삶은 버겁고 고민은 끊이지 않아 정신과를 선택했습니다. 그 후로는 더욱더 머리로만 살았습니다. 하루 종일 진료실에 앉아 상담했습니다.
2013년부터는 부쩍 몸이 무겁고 피곤해졌습니다. 앉았다 일어설 때마다 한숨이 나왔습니다. 휴식 시간을 늘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집중도 잘 되지 않아 상담 시간에 다른 생각에 빠져 상담 내용을 놓치는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었습니다.
고민 끝에 긴 휴식을 갖기로 했습니다. 그 시간 동안 주로 여행을 다녔습니다. 사실 그것은 머리가 아니라 몸의 결정이었습니다. 몸이 원해서 길 위에 섰고, 몸이 “이제 됐다!”고 이야기를 할 때쯤 여행은 끝이 났습니다.
몸의 깨어남은 여행이 끝난 뒤로도 이어졌습니다. 수시로 몸에 주의를 기울이게 되고, 몸과 이야기를 나누게 되었습니다. 이는 식습관을 비롯한 생활습관의 변화로 이어졌습니다. 치유에 대한 관점도 달라졌습니다. 이제 몇 년 동안 펼쳐온 몸으로의 여정을 한 권의 책에 담았습니다. - 프롤로그 중에서
“‘완전‘은 필요한 것이 모두 갖추어져 있는 상태를 말합니다. 작은 부족함이나 흠조차 없는 상태입니다. 우리가 자주 쓰는 말이지만 사실은 가장 비인간적인 단어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본질은 불완전함인데 완전함을 추구하는 것 자체가 존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고 무엇이겠습니까. 그에 비해 ’온전‘은 ’본바탕 그대로 고스란히‘라는 의미입니다. 한마디로 있는 그대로의 상태를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온전한 삶이란 있는 그대로의 자신과 현실을 받아들이는 것을 말합니다.”
“삶의 평화와 행복은 내가 원하는 상태로 나를 바꿀 때 얻어지는 것이 아닙니다. 내 안에 있는 것들을 한 울타리 안으로 끌어안을 때 일어납니다. 우리는 자신을 받아들이는 만큼 행복하고, 삶을 받아들이는 만큼 성장하며, 상대를 받아들이는 만큼 사랑할 수 있습니다. 살면서 만나는 모든 것을 기꺼이 받아들일 줄 아는 사람! 그 사람은 행복합니다. 그 사람은 계속 성장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