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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국내저자 > 어린이/유아

이름:이명랑

성별:여성

국적:아시아 > 대한민국

출생:1973년, 대한민국 서울

최근작
2024년 11월 <이럴 때는 어떻게 해요 1-6번 시리즈 (전6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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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태왕

말들은 갈기를 휘날리며 만주 벌판까지 내달리고, 사람들은 황금빛 논을 바라보며 노래를 흥얼거리는 나라! 아이들은 아무 걱정 없이 낮잠을 자고 일어나 풀피리 불다. 하늘을 올려다보면 어느새 저녁노을이 물드는 평화로운 나라! 고구려는 바로 광개토대왕이 내내 꿈꾸고 상상하던 그런 나라였습니다.

나의 이복형제들

지금 나는 감히 너에게 묻는다. 너에게도 한때 노래하길 원했던 피리가 있었느냐고. 너는 지금 그것을 어디에 묻어두었냐고. 아마도 너는 대답하지 않을 것이다. 너도 나처럼 무섭기 때문이다. 하지만, 너도 어딘가에 너의 피리를 묻어두었을 거라고... 그곳에 내가 버린 나의 피리가 네가 버린 너의 피리와 함께 살을 비비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믿고 싶다.

날라리 on the Pink

책상을 떠나 나는 거리로 나갔다. 브라 톱에 데님 미니스커트를 입은 소녀들이 몰려오고 있었다. 소녀들은 사람들의 시선이 가슴과 배꼽에 와서 꽂힐 때마다 누가 간지럼을 태우기라도 한 것처럼 "까르르" 소리를 내며 웃었다. 그러나 그 소녀들은 모두, 세상의 비밀 같은 걸 이해하기에는 아직 어린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이제 더 이상 내 삶엔 새로울 것이 없으리라는 것'을 알게 된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가엾게도... ... 자기 딴에는 무던히도 애를 쓰면서 앞으로 나아가고 있는 아이들, 어리석은 짓인 줄 뻔히 알면서도 실수를 되풀이하는 아이들, 상처가 남을 걸 알면서도 몸을 던지는 아이들, 억눌린 감정을 표현할 그 어떤 수단도 갖지 못한 아이들, 그래서 움켜쥔 주먹만이 그들을 알리는 유일한 언어인 아이들에게 이 소설, <날라리 on the Pink>를 바친다.

삼오식당

백설공주는 공주치고는 참 더러운 팔자를 타고났다. 그러나 그 빼어난 미모. 그 덕에 죽지 않고 살다가 백설공주는 마침내 왕자랑 결혼한다. 그런데 우리는? 애초에도 더럽게 박복한 팔자를 타고 태어난데다 시선만 마주쳐도 고개를 외로 틀어야 할 만큼 혐오스러운 외양을 하고 있는 사람들은? 그리하여 그들의 세상살이에는 타인의 동정이나 연민이 단 한 번도 허락되지 않았던 사람들은 무엇으로 사는가? 그 인생에 '그러나'로 시작되는 하나의 히든 카드도 하나 뒤로 감추고 있지 못한 사람들은 그러면 무엇으로, 어떻게, 이 생을, 그 박복한 운명을 견디어내는 것일까? 연작소설 <삼오식당>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삼오식당

저는 온갖 인간 군상들이 모여 살며 수많은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시장 사람들의 삶의 모습을 그려내기 위해서는, 90년대 후반에 접어들며 우리 소설사에서 주변부로 밀려나게 된 사람들을 다시 소설이라는 무대 위로 불러올려야 한다고 생각하게 되었습니다. "그들의 세상살이에는 타인의 동정이나 연민이 단 한 번도 허락되지 않았던 사람들은 무엇으로 사는가? 그 인생에 '그러나'로 시작되는 하나의 히든 카드도 하나 뒤로 감추고 있지 못한 사람들은 그러면 무엇으로, 어떻게, 이 생을, 그 박복한 운명을 견디어내는 것일까?"를 소설의 화두로 삼게 되었지요. 연작소설 <삼오식당>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어느 휴양지에서

내가 써낸 소설과 앞으로 쓸 소설……. 그 사이에 무엇이 있을지는 지금으로서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딱 하나, 늘 변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이 있습니다. 언제든 말해지는 것들, 몸짓으로든 표정으로든 전해질 수 있는 것들보다는 내쉬고 들이마실 때마다, 말해질 수 없고, 말할 수 없었던 것들을 더 많이 담고 있는 우리들의 숨소리에 가만히, 오래도록, 귀 기울이겠습니다.

여기는 은하스위트

<여기는 은하스위트>가 웹진에 연재되는 동안, 많은 분들이 “재미있다”는 댓글을 달아주셨습니다. 그 댓글들을 보며 나는 울었습니다. 떠난 이들이, 정처 없어진 이들이, 한순간이나마 시름을 내려놓고 하하하, 그저 한번 웃을 수 있는 글이면 좋겠다……. 그런 마음으로 연재를 했으니까요. 그 댓글들을 보며, 처음 문학에 뜻을 품었던 시절을 떠올리기도 했습니다. 그 당시, 우리 다섯 식구가 모여 살던 다락방에는 보일러가 들어오지 않아 겨울이면 전기장판 위에 배를 깔고 누워 이불을 뒤집어쓴 채 언 손에 입김을 불어가며 글을 써야 했지요. 비록 가난은 나를 추위에 떨게 했지만 문학에 대한 열정은 나를 자유롭게 해주었습니다. 이곳이 아닌 다른 곳을 꿈꾸게 해주었습니다. 내가 꿈꾸던 그곳에 작은 방 한 칸이라도 마련해주자. 자꾸 떠밀려 다니기만 하는 이들을 위해 내가 해줄 수 있는 일이란 어디서든, 아주 잠시라도 엉덩이를 내려놓고 쉴 수 있는 그런 방 한 칸 마련해주는 일이 아닐까? 그런 마음으로 <여기는 은하스위트>의 빈 방을 채웠습니다. 떠나야 했던 이들, 지금도 정처 없이 거리를 서성이고 있을 이들을 한 명, 한 명 불러 모았습니다. 그런 까닭에 <여기는 은하스위트>의 입주자들은 외모도, 학력도, 살아온 내력도 제각각입니다. 그러나 외모도, 학력도, 살아온 내력도 제각각인 그들은 아직 꿈꾸는 이들입니다. 꿈꾸는 이들은 싸우는 자들입니다. 싸우는 자들은 아직도 열심히 찾고 있는 이들이지요. 헛된 희망일지라도 오늘 속에서 내일의 씨앗을 발견하려고 하는 사람들입니다.

위로

그러고 보면 선물이란 우리들의 삶 그 자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종이비행기를 접어 날려 보낸 쪽지 한 장, 축 처진 동료의 어깨에 가만히 내려놓은 손에서 전해지는 따뜻한 체온, 밥 먹으로 가자는 말 한마디, 약속 장소에 서서 나를 향해 하얀 치아를 내보이며 웃고 있는 연인의 함박웃음, 평범한 일상에 깃들어 있는 작은 행동과 몸짓 하나하나까지 우리 삶 속에 녹아 있는 것은 어느 것 하나 선물 아닌 것이 없다는 사실을 비로소 알게 되었습니다.

입술

무엇이든 끌어안기 위해 누구는 기도를 하고, 누구는 '용서'와 '감사합니다'를 되풀이한다면, 나에게는 글쓰기가 있습니다. 왜 쓰는지 더는 묻지 않게 되었습니다. 이제야말로 저 '삼인칭의 세계'로 나는 곧장 걸어갈 것입니다. 짐은 벌써 다 꾸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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