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시대 왕실과 관련된 불상들은 생전의 병 치유 및 사후의 천도와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병을 치유하는 것은 약사신앙 및 관음신앙과 주로 연관되었고, 사후의 명복을 기원하는 것은 아미타신앙과 관련되어 있었다. 특히 세조와 단종, 광해군과 영창대군, 인조와 소현세자 사이에 벌어진 왕실의 권력 싸움이나, 영조 시대의 당쟁에서 비롯된 사도세자의 죽음과 같은 비극적인 사건은 사찰과 왕실의 관계를 긴밀하게 하였다. 이러한 사건이 일어난 뒤, 패배한 쪽에서는 불교로 위안을 받고자 불상을 조성했던 것으로 파악되었다. - ‘머리말’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