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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류국내저자 > 소설

이름:민명기

출생:1945년, 대한민국 서울

최근작
2018년 10월 <죽지 않는 혼>

죽지 않는 혼

내게는 증조부가 되시는 충정공 민영환이 활동했던 시기는 청일 전쟁을 전후해서부터 을사조약이 체결되던 1905년, 대한제국의 시기까지다. 왕실의 최측근인 여흥 민씨 가문에서 태어나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빠르게 권력의 중심으로 들어서게 되었고 그 시기 정치에서 중심적 역할을 감당해야 했던 그는, 격동의 시기에 사력을 다해 나라를 위해 동분서주했지만 결국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불운의 정치인이다. 그가 정치에 발을 들여놓기 이전부터 이미 조선왕조의 비극적 몰락을 예고하는 조짐들은 나타났고, 그런 틈새를 타고 외세의 침탈이 시작되었다. 우리 민족 역사상 가장 불행하고 혼란스러운 시기였다, 사천 년의 역사를 이어오며 한 번도 국권을 타민족에게 내어준 적이 없던 나라가 국권을 일본에 빼앗기고 강토는 청국을 비롯한 러시아와 미국, 서구 열강들의 각축장이 되었으니, 그의 좌절과 분노, 절망과 죄책감을 오늘의 우리는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결국 그는 스스로 목숨을 끊어 일본에 항거하고 이천만 동포에게 사죄하는 것으로 마흔다섯의 생을 마감했다. 조선의 최상위 정치엘리트로서 그가 감당해야 했던 책임의 무게는 그가 말했듯 개미가 태산을 지고 다니는 것과 같이 무겁게 그를 압박했을 것이다. 그분의 자결 후 결국 조선은 일본의 식민국이 되었고, 왕실의 몰락과 함께 우리 집안도 몰락의 길을 걸었다. 가정적으로 가장 큰 행복을 누리던 마흔다섯의 정치인이 왜 자신의 목에 칼을 꽂았을까 하는 의문이 늘 나를 떠나지 않았다. 그런 의문과 함께, 어렸을 적 집안 어른들로부터 들어오던 집안의 내력들이 바로 조선의 역사였다는 사실을 인식하게 되면서부터 그분의 일대기를 써야겠다는 것을 내게 맡겨진 책무처럼 느껴왔으나 그러지 못했다. 나의 게으름과 부족한 공부 탓이다. 그리고 이제 내 생의 끄트머리 가까이에 서고 보니 더는 미룰 수 없다는 초조감에 떠밀려 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실존했던 인물들의 실명이 소설에 많이 등장하지만 이야기에는 작가의 상상력이 많이 작용했음을 말씀드린다.

하린

오랫동안 머릿속에서 맴돌던 이야기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해방과 육이오 전쟁이라는 시대의 격변 앞에 속수무책으로 내던져진 여인들. 왕조의 몰락과 양반계급의 붕괴, 가혹한 전쟁과 함께 밀어닥친 변화의 물결은 사람들의 삶의 뿌리를 송두리째 흔들어놓았으니, 특히 몰락한 왕가와 인연이 깊었던 가문의 여인들의 삶은 더욱 가혹한 것이었다. 그 여인들의 삶의 모습을 그들의 언어로 그려보고 싶었다. 서랑보오소. 서랑과 은기 떠나고 나니 적막강산에 들리느니 새소리뿐이오. 은기 좋아하던 마당의 앵두를 따서 은기 좋아하던 그릇에 담아 상에 놓고 보니 그대들 생각 더욱 간절하오 해마다 열리는 앵두이니 서너 번만 더 열리면 서랑과 은기 만나겠지 하며 그날을 기다린다오. 딸을 멀리 두고도 또 가까이 두고도 늘 그리워하던 나의 어머니. 끝없는 옛날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어린 시절 나의 상상력을 자극하신 나의 할머니, 두 분께 이 책을 바친다.

하린

오랫동안 머릿속에서 맴돌던 이야기다. 일제강점기에 태어나 해방과 육이오 전쟁이라는 시대의 격변 앞에 속수무책으로 내던져진 여인들. 왕조의 몰락과 양반계급의 붕괴, 가혹한 전쟁과 함께 밀어닥친 변화의 물결은 사람들의 삶의 뿌리를 송두리째 흔들어놓았으니, 특히 몰락한 왕가와 인연이 깊었던 가문의 여인들의 삶은 더욱 가혹한 것이었다. 그 여인들의 삶의 모습을 그들의 언어로 그려보고 싶었다. 서랑보오소. 서랑과 은기 떠나고 나니 적막강산에 들리느니 새소리뿐이오. 은기 좋아하던 마당의 앵두를 따서 은기 좋아하던 그릇에 담아 상에 놓고 보니 그대들 생각 더욱 간절하오 해마다 열리는 앵두이니 서너 번만 더 열리면 서랑과 은기 만나겠지 하며 그날을 기다린다오. 딸을 멀리 두고도 또 가까이 두고도 늘 그리워하던 나의 어머니. 끝없는 옛날이야기 보따리를 풀어 어린 시절 나의 상상력을 자극하신 나의 할머니, 두 분께 이 책을 바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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