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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홍소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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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년 5월 <이보다 더 좋을 수 있다>

이보다 더 좋을 수 있다

2014년은 실로 실한 해였다. 굵직한 사건이 계절별로 빵빵 터졌다. 만삭이던 봄, 남편의 외도를 알았다. 뒤이어 여름날 재희를 낳았고, 가을에 이혼했고, 겨울이 오자 보일러가 터졌다. 그런데 보일러 고장을 굵직한 사건이라고 할 수 있을까? 세월을 탄 보일러라면 한 번씩은 고장을 일으키는 법이다. 심란하고 돈이 들지언정 해결 못 할 문제는 아니다. 하지만 나는 물이 쏟아지는 보일러 앞에 선 채로 공황에 빠졌다. 그 순간 등에 업힌 재희가 내 허벅지를 찼고 나는 울기 시작했다. 고장 난 건 보일러만이 아니었다. 이혼하기까지 일련의 사건이 선물한 우울증은 나를 쉬운 일 앞에서도 어쩔 줄 모르는 사람으로 만들었다. 이제 나는 보일러 고장 따위에 질질 짜지 않는다. 나만이 해결해야 하고, 해결할 것임을 알기 때문이다. 우습게도 8년 전에 운 이유 또한 그것이었다. 해결할 사람이 나뿐이라니, 엉엉. 그러나 지금의 나는 울어야 할 때만 운다. 마음 근육이 파열과 아물기를 반복해 크고 단단해진 것이다. 그리고 내가 누구인가. 홍소하는 홍소 아니었던가. - 서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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