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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박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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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 12월 <낙제 목사의 느릿느릿 세상 보기>

시골목사의 느릿느릿 이야기

나는 어느덧 지천명이라는 재를 넘게 되었습니다. 지난 오십 년 동안의 삶을 돌아보니 한 일은 많은 것 같은데 이루어 놓은 것은 별로 없습니다. 최근 내가 발견한 삶의 표지는 '천천히' '느릿느릿' 살자는 것입니다. 무엇이든 후딱 해치우고 마는 것이 좋은 것만은 아닙니다. 내 급한 성미를 누그러뜨리는 일도 되겠지만, 더 깊은 생각을 하려고 합니다. 밥을 먹고 책을 읽고 글을 쓰고 사람을 만나고 여행을 하고… 모든 일에 있어서 '느릿느릿' 더 많은 생각과 여유를 갖고 싶습니다. 하느님은 뜻을 같이하는 벗들을 만나게 해주셨습니다. 어사지간 중늙은이가 되어서 마음이 통하는 벗들을 가까이 두게 되었으니 그것도 복이지요. 참으로 고맙습니다. 고수가 바둑알을 하나 두면서도 장고를 하듯이 느리지만 깊이 있게 살고자 합니다.

행복한 나무는 천천히 자란다

여기 책으로 엮어진 이야기는 최근 1-2년 사이에 교동 섬에서 쓴 이야기이다. 주로 아침 산책이나 달리기를 하고 와서 쓴 것이다. 내 주변의 소소한 일상을 일기를 쓰는 심정으로 적어놓은 것이다. 지난 20년 동안 축적된 '작은 것이 아름답다'와 '느릿느릿'이라는 표지는 지금도 유효하고 하나님께서 부르시는 날까지 내가 가야 할 걸음이라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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