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북 청주에서 태어나 2006년 《경남신문》 신춘문예로 등단했다. 시집으로 『푸른 상처들의 시간』 『자작나무에게 묻는다』 『콩나물은 헤비메탈을 좋아하지 않는다』, 산문집 『착한 거짓말이 물어다 준 행복』이 있다. 〈안견문학상〉 〈황금찬문학상〉 〈평택문학상〉을 수상했으며, 현재 평택문인협회, 〈시원〉 동인으로 활동하고 있다.
딱따구리가 쪼아낸 소리가 숲을 가로질렀고
꽃은 서둘러 환해졌다.
앞산의 병풍바위는
제 몸속에 경전을 새기는지 여전히 묵언수행 중이다.
누구라서 저 오랜 경전 앞에서 경건하지 않을 수 있으며
저 풍상의 날들을 화석으로 만들 수 있겠는가.
둥지를 수선하던 새
소나무가 퍼 올린 샛강에 목을 축이고
산은 그만큼 깊어졌다.
2023년 3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