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5년 경남 함양에서 태어나 서울대 심리학과를 졸업했다. 1996년 『작가세계』에 장편소설 『겨우 존재하는 인간』을 발표하며 작품활동을 시작했다. 등단 후 삼 년 만인 1999년 첫 소설집인 『검은 이야기 사슬』로 “언술의 명확한 지시성과 사실적 이미지로부터 일탈하는 글쓰기 형식으로 죽음과 구원 등과 같은 인간 본연의 문제를 천착했다”는 평을 받으며 동서문학상을 수상했다.
그뒤 네 권의 소설집과 세 권의 장편소설, 두 권의 중편소설을 발표하며 성실하게 작품세계를 일구어나가던 정영문은 2012년 장편소설 『어떤 작위의 세계』로 “사실과 허구 사이를 절묘하게 얽혀드는 세계를 그리는 데 탁월한 재능이 있다”는 평과 함께 한무숙문학상을 수상한 데 이어 같은 해 동인문학상과 대산문학상을 연달아 수상하며 문학상 최초 그랜드슬램을 달성했다.
창작 활동과 함께 번역가로도 활동하고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버지니아 울프의 『등대로』, 레이먼드 카버의 『사랑을 말할 때 우리가 이야기하는 것』, 존 파울즈의 『마법사』, 어윈 쇼의 『젊은 사자들』, 헨리 밀러의 『북회귀선』 등이 있다.
이 소설은 존재에 대한 깊이 있는 인식과 유려한 문체만으로 이미 탁월하다. 또한 대화가 살아 있고, 묘사는 독창적이다. 이창래는 실로 대가다운 솜씨로 언어를 다루고 있다.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탐욕스런 소비문화를 부각하기 위한 소위 ‘브랜드’와 ‘상품’에 대한 자세한 묘사 역시 인상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