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에서 학부와 석사를 마치고, 고려대학교 대학원에서 1986년에 ‘한국인의 주거조정 및 적응에 관한 연구-조선 시대부터 현재까지-’ 연구 논문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1년부터 경희대학교 생활과학대학 주거환경학과에서 주거사와 주거 사회심리 분야를 강의했고, 현재 경희대학교 명예교수입니다.
한국 주거사 관련 저술은 다음과 같습니다.
홍형옥 외 2인(2009): 한국주거의 미시사. 파주: 돌베개.
홍형옥 외 3인(2008): 한국주거의 사회사. 파주: 돌베개.
홍형옥 외 7인(2004): 한옥의 공간문화. 서울: 교문사.
Hong Hyung-Ock et. al. (1999): Hanoak-The Story of Korean Homes-. Seoul:Hollym.
홍형옥 외 7인(1998): 우리 옛집 이야기. 서울: 열화당.
홍형옥(1992): 한국 주거사(住居史). 대우학술총서, 인문사회과학 66. 서울: 민음사.
한옥은 우리 조상들이 이 땅에 짓고 살던 살림집이다. 한옥을 외형적인 아름다움과 건축술의 발전 측면만 다루고, 그 배치와 물리적 장치에 함축된 사회문화사적 측면을 간과한다면 그 이면까지 제대로 보고 읽어내기 어렵다.
현재 남아 있는 한옥들은 고려 말부터 조선 전기에 건축된 것들도 있긴 하나 대부분 조선 중기 이후의 사회문화사적인 측면이 반영된 한옥들이다. 이들을 둘러볼 때, 사대부가와 일반 살림집에 대한 가대家垈·가사家舍규제는 어떠했는지, 가계계승, 혼인풍습과 가족제도, 남녀장유男女長幼의 역할구분, 가부장의 의지에 따라서 무엇이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를 알아야 한옥을 제대로 보고 읽을 수 있다.
이 책은 기본적으로 사대부가와 반가를 포함한 상류층 한옥을 I. 외부공간, II. 내부공간, III. 한옥의 구성과 목구조라는 틀 안에서 보고 읽어내고자 한다. 한옥에 대해 저술한 책은 많지만 가계계승, 혼례, 가족, 여자들의 일상에 주안점을 두고 사회문화사적인 측면을 가미하여 읽어낸 책은 거의 없다. 살림집이란 시대적 배경 속에서 가족들이 살아가는 근거지이므로 답사자로서 궁금할 법한 장면을 중심으로 그동안 눈여겨보지 않았던 것을 눈여겨보고, 그 이면을 읽어내는 데 도움이 되도록 목차를 구성하였다.
한옥은 당호부터 종가 혹은 종택, 경우에 따라 집의 대청 등 일부분을 일컬어 부르기도 하며 문화재청의 표기와 해당 한옥의 표기, 자치단체 등 관리주체의 표기가 상이한 곳이 많다. 명칭 문제는 가장 기초적인 체계를 정립하는 첫걸음이나 실상은 그렇지 못하여 한 집이 여러가지 이름으로 불리는 경우가 빈번하다. 한옥의 이름이 통일되지 못하였으므로 이 책에서는 문화재청의 표기를 따랐다. 우리의 문화유산을 보존하고 계승하는 것은 문화재 명칭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데서 출발하므로, 앞으로 정확한 명칭 체계가 마련되길 기대한다.
이 책의 저술목적은 새로운 연구성과들을 반영한 학술서적이라기 보다는 한옥을 보고 읽어내도록 돕는 안내서이다. 필자의 책 한국주거사(1992, 대우학술총서 인문사회과학 66)를 주요한 근거로 서술하였고, 위 책에서 인용했던 것일지라도 체화된 내용은 가독성을 위해 원전을 일일히 밝히지 않았다.
되돌아 보면, 대학시절에 현지조사에 참여하여 씨족마을의 종가와 사대부가를 처음 접하였다. 교수시절 학생들과 씨족마을을 대상으로 10여년간 가정생활실태조사를 다니면서 종가와 사대부가에 대한 자료가 쌓여갔다. 이 자료들이 박사논문의 밑거름이 되었고, <한국주거사> 집필로 이어졌고, 이 책의 저술을 위한 자양분이 되었다. 결국 50여년간의 한옥 경험이 오늘의 결실이 되었다고 볼 수 있다.
끝으로, 그간의 과정을 함께 하고 지켜봐 준 가족들과 그동안 관련되었던 모든 분들께 감사드리며, 이 책이 한옥을 읽어내는 데 있어서 조금이라도 기여하는 발자욱이기를 소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