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책에 붙인 <신의 아이들>이라는 부제에서 말하는 신은 종교적인 신을 뜻하는 것이 아닌, 홍익인간 정신의 신(神)을 뜻합니다. 그것을 그림으로 형상화 하는 것에서 저는 우리의 ‘민화’를 소재로 삼아 새롭게 표현하고 싶었습니다. ‘너’와 ‘내’가 다르고 ‘우리’보다는 ‘각자’가 더 편하고 마치 물과 기름처럼 절대 섞일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개성의 꽃들이 모여 예쁜 꽃다발이 만들어지는 것처럼 우리들도 저마다의 모습으로 한 데 어우러질 수 있음을 보이고 싶었습니다.
‘민화’는 어디에 넣어도 참 잘 섞이는 소재인 것 같습니다. 나만의 것을 강요하거나 침해하면서 섞이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의 고유한 정서와 문화를 존중하며 그대로 두면서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는 꾸밈 요소로 섞이는 ‘민화’는 참 매력적입니다. 그림 안의 모두를 이롭게 만드는 역할을 해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