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감이당에 온 것은 공부를 통해 나를 바꾸고 싶어서였다. 그리고 내게 그 수련 과정은 『홍루몽』을 읽고 쓰면서부터 비로소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 낯섦에서 질문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이 책에 실린 글들 대부분은 ‘감이당 대중지성 고전평론가 되기’ 과정에서 발표했던 글들이다. 선생님과 도반들의 코멘트를 들으면서 내가 얼마나 좁고 견고한 사고의 틀에 갇혀 있는지를 절감했다. 그리고 3년이 넘는 시간 동안 『홍루몽』을 읽고 쓰며 느낀 것은, 『홍루몽』이야말로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책이라는 것이다. 이 책은 복제된 듯한 욕망의 질주로 지금 여기의 삶을 온통 놓치고 있는 우리로 하여금 도대체 삶이란 무엇인지를 질문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