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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곽미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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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1월 <언어의 위로>

저자의추천 작가 행사, 책 머리말, 보도자료 등에서 저자가 직접 엄선하여 추천한 도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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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개
1.
아, 파리는 어쩌면 이토록 늘 같은 모습인가. 한편으로는 인상파 화가들이 캔버스를 들고 밖으로 나와 기존의 아카데미에 반박할 수밖에 없던 이유를, 에밀 졸라가 생라자르역 기관차 증기를 가리키며 “저곳이 오늘 우리가 그려야 할 그림”이라고 말했던 이유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들은 근대를 맞이한 파리의 역동적인 변화들을 미학적 파격 없이는 그려 낼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지금은 고전이 된 인상주의 작품들에는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인 감동이 있다. 크고 작은 삶의 파고로 잠 못 드는 밤이 찾아올 때, 이제 나는 조용히 일어나 불을 켜고 이 책을 펼칠 것이다. 100여 년 전 인상파 화가들이 그려 낸 빛과 시간의 변화 속 파리의 찰나들을, 금방이라도 사라져 버릴 것 같은 풍경들을 넘기다 보면, 세월에 대해 생각하게 될 것이니까. 다시 또 이렇게 100년이 흐르면 무엇이 남아 있게 될까, 생각하며 책을 덮고 나면, 남은 밤은 조금 가볍고 평화로울 것이다.
2.
파리는 이제 내 일상의 무대가 된 지 오래다. 모네의 작품 속 우아한 루브르 둔치는 매일 점심시간마다 오전의 피곤을 털어 내는 산책길이 됐고, 피사로가 극적으로 담아 낸 오페라 대로와 생토노레 거리는 매일 아침의 출근길 풍경이 됐다. 파리의 북서쪽 몽마르트르 언덕 위에 우아하게 서 있는 사크레쾨르 대성당을 나는 지금 이 순간에도 책상에 앉아 바라볼 수 있고, 매일 밤 우리 집 거실에서는 에펠탑의 조명으로 정시를 확인할 수 있지만, 파리 시민이 그렇듯 나는 그것을 자랑하고 싶어도 참는다. 아, 파리는 어쩌면 이토록 늘 같은 모습인가. 한편으로는 인상파 화가들이 캔버스를 들고 밖으로 나와 기존의 아카데미에 반박할 수밖에 없던 이유를, 에밀 졸라가 생라자르역 기관차 증기를 가리키며 “저곳이 오늘 우리가 그려야 할 그림”이라고 말했던 이유를 생각하게 되었다. 그들은 근대를 맞이한 파리의 역동적인 변화들을 미학적 파격 없이는 그려 낼 수 없다고 판단했을 것이다. 지금은 고전이 된 인상주의 작품들에는 시대를 초월한 보편적인 감동이 있다. 크고 작은 삶의 파고로 잠 못 드는 밤이 찾아올 때, 이제 나는 조용히 일어나 불을 켜고 이 책을 펼칠 것이다. 100여 년 전 인상파 화가들이 그려 낸 빛과 시간의 변화 속 파리의 찰나들을, 금방이라도 사라져 버릴 것 같은 풍경들을 넘기다 보면, 세월에 대해 생각하게 될 것이니까. 다시 또 이렇게 100년이 흐르면 무엇이 남아 있게 될까, 생각하며 책을 덮고 나면, 남은 밤은 조금 가볍고 평화로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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