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투리드 프로젝트 98탄
일본 에도 시대 괴담집 속 고전 요괴 설화를 재해석한 100가지 기묘한 이야기, 교고쿠 나쓰히코 항설백물어 4권 세트
항설백물어 4권 세트 실사

비상식적이고 오싹한 요괴 이야기를
논리적인 추리로 돌파하는 신감각 미스터리

《항설백물어》 는 에도시대의 화가, 다케하라 슈운센이 실체가 없는 요괴에 실체를 덧입힌 괴담집 <회본백물어繪本百物語>에 등장하는 설화들을 바탕으로 인간의 슬프고도 추한 본성을 다채롭게 해석해낸 시리즈다. 이번 특별판은 ‘알라딘×비채×교고쿠 나쓰히코’의 합작으로 서점과 출판사와 작가가 긴밀히 아이디어를 주고받은 끝에 평소 일본 전통 의상을 즐겨 입는 작가의 이미지를 오마주한 디자인으로 기획하여 단독 리커버 특별판으로 선보인다. 《항설백물어》로 서막을 여는 총 16편의 이야기는 《속항설백물어》《후항설백물어》(상)(하)로 이어지며 2000여 쪽에 걸친 대장정을 펼친다. 지루할 틈 없이 휘몰아치는 기담의 행렬을 함께하다 보면 정신없이 책장을 넘기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정체불명의 소리와 불가사의한 현상을 요괴의 짓으로 듣고 보는 것도 사람의 마음이고, 이 모든 사건의 중심에 있는 요괴보다 무서운 사악함 또한 사람의 마음이다. 소설의 테마가 된 《회본백물어》는 인간의 추악한 마음을 그림으로 형상화한 것이기도 하다. 그래서일까, 치밀한 추리로 괴이를 돌파하는 전개의 이면에는 통쾌함과 함께 한없이 약하고 악한 인간을 향한 연민과 슬픔이 자리 잡고 있다. 고전 설화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바탕으로 한 독자적인 소재와 아름다운 묘사, 치밀하게 교차되는 에피소드,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집대성해 몰아치는 충격적 결말. 지금까지의 어떤 장르로도 규정할 수 없는 그의 작풍은 ‘교고쿠 나쓰히코표 문학’이라고 불리며 한 작가의 집념과 열정이 만들어낸 일본 문학사에 길이 남을 값진 성취로 자리매김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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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설백물어 / 이 세상에 진정 이상한 일이란 없다. 한밤중에 소나기를 만난 승려는 비를 그으러 허름한 오두막에 들어갔다가 낯선 이들을 만난다. 서로 아무런 연관이 없어 보이는 사람들은 비 내리는 밤에 어울릴 법한 ‘백 가지 기묘한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이야기의 시작은 《천일야화》나 《데카메론》처럼 재미있는 이야기로 시간을 때우려는 사람들의 괴담 열전이나, 독특하고도 오싹한 소재가 흥미를 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이 모든 이야기가 승려의 마음속에서 하나의 다른 이야기를 이룬다. 헛간 밖에서는 ‘쏴락 쏴락’ 하는 이상한 소리가 들리고 승려는 극도의 공포에 휩싸여 바깥으로 뛰쳐나간다. 그를 진정으로 무섭게 한 것은 무엇이었을까?
속 항설백물어 / 불사신 기에몬, 죽일 방도가 있습니다. 상식을 벗어난 괴기한 사건들을 사람들은 요괴의 짓이라 부르며 두려워한다. 도무지 해결할 방도가 없는 요괴 사건을 도맡아 해결하는 무리가 있었으니, 바로 ‘소악당’ 마타이치 일당이다. 세 치 혀로 사람의 마음을 들었다 놓는 잔머리 모사꾼 마타이치, 변장술의 달인 지헤이, 인형사 오긴, 그리고 이들이 벌이는 한판 연극을 요괴 소동으로 근사하게 포장해 주는 괴담의 달인 모모스케까지. 이들은 세상에서 가장 기이한 사건들을 해결함으로써 혹세무민과 권력자들의 난행이 판을 치는 에도시대의 한가운데에서 악을 심판하고 벌을 가한다. 돈 없고 힘없는 서민들 편에 서주는 유일한 세력인 셈이다.
후 항설백물어(상) / 사악한 마음 어둠에 빠지니 세상에 남는 것은 괴상한 소문뿐이다. 이케부쿠로 마을, 뱀을 수호신으로 모시는 쓰카모리 집안의 무덤 위 사당에서 독사에 물려 사람이 죽는 사건이 발생한다. 과거에도 쓰카모리 집안 사람이 뱀에 물려 죽은 일이 있었는데, 이를 두고 사람들은 지벌을 받았다고들 했다. 겐노신 무리의 이야기는 옛 기록을 살펴보다 뱀의 수명은 과연 몇 년인가 하는 화제로 이어지는데……. 잇바쿠 옹은 오래전 쓰카모리 집안이 사당을 지을 당시의 이야기를 전하며 또 한 번 지혜를 빌려준다.
후 항설백물어(하) / 온 것까지는 좋았는데 돌아갈 수 없네… 달빛 어두운 밤, 푸른 종이를 바른 사방등에 심지를 백 가닥. 어슴푸레하게 빛나는 등불이 백 개. 백 개의 등이 발하는 푸르고 푸른 음광이 방 안을 푸르게 물들인다. 하나둘 모인 사람이 한 명씩 괴담이며 기담을 이야기한다. 이것이 ‘백 가지 이야기’라는 좌흥이다. 이야기 하나를 하면 한 가닥을 뽑고, 또 하나를 하면 또 한 가닥을 뽑는다. 그리고 푸르게 물든 방 안은 서서히 어두워져간다. 하지만 예로부터 괴이한 이야기를 하면 괴이한 일이 생긴다고 했다. 백 가지 이야기란 재앙을 끌어당기고 요괴를 깨우는 무시무시한 주술이기도 했는데…….

추천의 말

공연히 무슨 말을 더 얹겠는가. 언어만으로 이토록 신비한 세계와 명쾌한 세계관을 창조하다니! 그저 박수를 보낼 따름이다. / 이노우에 히사시(작가, 나오키상 심사평에서)
교고쿠의 문장에서 뿜어져나오는 기이한 아우라는 그야말로 독창적이고 희귀한 괴재(怪才)이다. 세상에 이야깃거리는 다함이 없으리! / 다나베 세이코(작가, 나오키상 심사평에서)

책 속에서

옛날이라는 건. 좋은 옛날이든 나쁜 옛날이든, 어떤 옛날이든 사랑스럽게 여겨지는 법이다. 이는 분명 자신의 뱃속이나 가슴속이나 머릿속에만 있기 때문이다. 사람들이 떠올리는 옛날은 전부 이야기이다. 이야기가 된 현실이야말로 옛날이다. - <후 항설백물어 하> 252쪽

예로부터 사람들이 입으로 전하는 무시무시한 일, 기이한 일을 모아 백 가지를 이야기하면 반드시 무시무시한 일, 기이한 일이 일어난다고 한다. 백 가지 이야기에는 법식이 있다. 달빛 어두운 밤, 사방등에 불을 켜는데, 그 사방등에는 푸른 종이를 붙이고 백 가닥의 심지를 밝힌다. 이야기 하나에 심지를 한 가닥씩 뽑으면 좌중은 점점 어두워지고 푸른 종이 색깔이 변하면서 어쩐지 무서워진다. 그래도 이야기를 계속하다 보면 반드시 기이한 일, 무시무시한 일이 벌어진다고 한다… - <후 항설백물어 하> 241쪽

하늘의 일은 하늘에, 땅의 일은 땅에. 사람은 천지를 움직이지 못합니다. 하지만 사람 일은 다르지요. 사람의 이치는 사람에게 있습니다. 그리고 하늘과 땅과 사람은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이 세상을 이루고 있지요. 비가 오면 땅이 젖습니다. 땅이 흔들리면 대기가 어지러워져 바람도 불겠지요. 섬에 사람이 산다면, 거기에 마을이 있다면, 사람이 사는 장소에는 사람의 이치가 있지 않겠습니까. - <후 항설백물어 상> 34쪽

특별판 표지 제작 과정. 제작자 : 이경희 (김영사 디자인실 실장)
‘항설백물어’ 시리즈의 첫째 권인 《항설백물어》가 한국에 처음 소개된 지 어느덧 14년이 되었습니다. 독자분들께 꾸준히 사랑받아 이렇게 알라딘 리커버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나니, 큰 상을 받은 것 같은 마음에 살짝 벅차오릅니다. 
    리커버 에디션을 준비해야 한다는 말을 들었을 때, 가장 먼저 떠오른 것이 작가 ‘교고쿠 나쓰히코’의 얼굴이었습니다. 워낙 인상이 강렬해서일 수도 있지만, 북디자인을 직접 하는 디자인회사 대표이기도 해서, 그런 작가님도 만족스러워하는 리커버가 되어야 할 것 같아 까다로운 숙제를 받은 느낌이었습니다. 
    우선, ‘항설백물어’ 시리즈가 일본 옛날이야기를 바탕으로 삼은 작품이기도 하고 일본문학 특유의 느낌을 십분 살려보자 싶었습니다. 그리고 평소 작가가 즐겨 입는 기모노 문양들을 찾아보기 시작했습니다. 그러면서 표지 용지는 자연스럽게 오로지로 정했습니다. 인쇄 후 천천히 건조되어 제작 기간이 며칠 늘어날 수 있지만, 특유의 은은한 펄감이 문양의 매력을 가장 잘 살려낼 것이라 기대했기 때문입니다.
    기존 책이 양장제본이어서 이번에는 무선제본으로 변화를 주어야 할까 잠시 고민했습니다만, 《항설백물어》는 어째 양장이 딱인 듯했습니다. 고민 끝에 그대로 양장제본으로 가되, 책등의 직각을 강조하는 각양장으로 정했습니다. 백 가지 이야기를 꾹꾹 눌러담은 벽돌책 느낌이 독자분들께도 오롯이 전해졌음 좋겠습니다.
    빨강 북케이스는 책이 꼭 맞게 들어가는 것이 핵심인 만큼, 책을 먼저 제작하고/ 책이 완성되기를 조금 기다렸다가/ 완성된 책을 실측하여/ 북케이스를 재단하고 제작하는 흐름으로 완성되었습니다. 부드러운 컬러의 책과의 대비가 여러분의 책장에서 기분 좋은 존재감을 발휘하길 기대합니다.   
    ‘항설백물어’ 시리즈 – 2023 알라딘 에디션. 평생 소장하고 싶은 선물 같은 애장품이 되었음 좋겠습니다.
지은이 : 교고쿠 나츠히코 (京極 夏彦),민속학과 종교학을 아우르는 독특한 작풍으로 ‘교고쿠 나쓰히코표 문학’을 만들어낸 작가. 1963년 홋카이도 오타루 시에서 태어났다. 광고회사 생활을 거쳐 디자인 회사까지 설립한 저명한 디자이너이기도 하다. 1994년, 틈틈이 집필한 원고를 출판사에 투고했고 별다른 절차 없이 책이 출간되며 이례적인 데뷔를 하게 된다. 이 작품이 바로 구상부터 완성까지 십여 년이 걸린 첫 소설 《우부메의 여름》이다. 아름다운 묘사, 방대한 지식, 독자적인 세계관, 치밀하게 교차되는 에피소드, 그리고 그 모든 것을 집대성해 노도처럼 몰아치는 충격적 결말까지, 천재 작가의 모든 미덕을 갖춘 교고쿠 나쓰히코의 출현에 일본 문단과 독자들은 열광했다. 미스터리 팬들은 비논리적 대상인 요괴와 논리의 산물인 추리를 병합한 그의 재능에 매료됐고, 큰 인기에 힘입어 그의 작품은 다양한 매체로 영상화되었다. 《항설백물어》《망량의 상자》 등이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으며, 《웃는 이에몬》《우부메의 여름》 등은 영화화되어 많은 사랑을 받았고, 특히 《항설백물어》는 두 차례나 드라마로 제작되었다. 《망량의 상자》로 일본추리작가협회상을, 《엿보는 고헤이지》로 야마모토슈고로상을, 《후 항설백물어》로 나오키상을 받았다. 교고쿠 나쓰히코는 현재 미야베 미유키, 오사와 아리마사와 ‘주식회사 오사와 오피스’를 설립하여 공동 사무실을 쓰며 세 작가의 이름을 딴 홈페이지 ‘다이쿄쿠구(大極宮)’를 함께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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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 : 심정명, 서울대학교 서양사학과를 졸업한 후 서울대학교 비교문학 협동과정에서 석사학위를, 오사카 대학교 문학연구과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 《후항설백물어》(상,하)를 비롯해 《여자들의 등산일기》《조각들》《일곱 개의 회의》《괴담》 등 문학뿐만 아니라, 《유착의 사상》《스트리트의 사상》《납치사 고요》(전8권) 등 다양한 분야의 일본 작품을 우리말로 옮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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옮긴이 : 금정, 번역가. 《항설백물어》《속 항설백물어》를 비롯해 다수의 만화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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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설백물어> 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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