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먐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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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MD의 보관함
이것은 단지 취향일 뿐.
그러나 솔직함은 자괴감의 새끼 손가락을 잡고 다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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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년 12월 3째주
메인 도서 표지
시적 정의 마사 누스바움
"나는 서사문학에 대한 사유가 특히 법에, 더 넓게는 공적 추론에 기여할 수 있는 잠재력을 지니고 있음을 그 어떤 때보다 굳게 믿고 있다." 법철학자로서 마사 누스바움은 어째서 문학적 상상력이 우리 사회에 필수적인지를 말한다. 정의에 대한 문학적 상상력이 지금만큼 간절한 적 있었던가. 2024년의 12월, 계엄 이후의 시민행동과 한강의 노벨문학상 수상 강연을 온몸으로 통과하며 한국의 시민사회 또한 무언가를 또렷하게 느끼게 되었다고 믿는다.
읽기와 사회 정의의 관계에 대해서는 가야트리 스피박 또한 <읽기>에서 강렬하게 펼쳐 두었다. "거듭 말하거니와 어떤 갈등에서든 폭력으로 이기는 대신 평화적인 사회 정의를 향한 의지를 갖도록 상상력을 훈련하는 것은 꾸준히 세부에 주목하고, 자신을 다른 사람 또는 다른 사람들의 이해 관계 쪽으로 유예하기를 꾸준히 훈련함으로써만 비로소 실현될 수 있을 겁니다." 읽기에 구원이 있다.


함께 생각나는 책
2024년 12월 1째주
메인 도서 표지
책임감 있게 사정하라 가브리엘르 블레어
모두가 어느 한구석에 달라 붙어서 지지고 볶고 있을 때 저 멀찍이 서서 "저기요, 죄송하지만 핵심은 여기 있는데 거기서 뭣들 하시는 거예요?" 의아한 표정으로 묻는 책이 좋다. 이 책도 그 의아함과 가차없는 현실적 일갈을 품고 있다. 전선을 재구축하는 책.
2024년 11월 5째주
메인 도서 표지
글쓰기를 배우지 않기 피터 엘보
저자가 쓴 서문 중에서 "내 눈에는 별 어려움과 고민 없이 글을 쓰는 사람들이 완전히 딴 세상 사람들 같았다. 그런데도 글쓰기에 관한 조언은 항상 그런 사람들에게서 나오는 것 같았고, 글을 쓰는 일에 악전고투하다가 대부분 실패하는 나와는 근본적으로 다른 사람 같았다." 부분이 좋았다. 글쓰기의 어떤… 초보적인 절망을 알고 있는 사람이 쓴 책임을 확실히 해두는 문장. 책 전반에 그 절망감으로부터 시작한 절박감이 맴돌고, 그래서 그가 제안하는 방식들에 믿음이 생긴다.
2024년 11월 4째주
메인 도서 표지
어두운 시대에도 도덕은 진보한다 마르쿠스 가브리엘
세상사에 지쳤고, 이 괴로움을 달랠 길이 어쩌면 꽤 오랜 시간 나오지 않으리라는 사실도 알고 있다. 그저 그치지 않는 비를 맞으며 계속 걷는 기분으로 살아갈 수밖에… 그러나 와중에도 작은 희망은 필요하고, 마르쿠스 가브리엘의 이번 책은 그런 의미에서 반가웠다. 겉표지를 벗기면 속이 온통 노랗다. 보고 있으면 산뜻하니 기분 좋다.
2024년 11월 2째주
메인 도서 표지
미국 공산주의라는 로맨스 비비언 고닉
“나는 내가 유대인이라거나 여자아이라는 것보다 노동계급의 일원이라는 사실을 먼저 자각했다.” 사실 이 문장과 책소개를 보고 처음에 조금 의아했다. 비비언 고닉의 전작들에 공산주의의 흔적이 그렇게 짙게 묻어 있었던가…? 이 책은 그의 다른 책들과는 결이 좀 다르고, 그래서 아마 판매가 더딘 것이겠지만 결론적으로 나는 매우 좋았다. '로맨스'라고 밖에 표현할 수 없는 공산주의자들의 그 시절 이야기도, 그걸 듣고 쓰며 조금 흥분감에 젖은 젊은 고닉도. 한국 사회의 유구한 레드 컴플렉스로 인해 공산주의자들의 삶과 경험을 듣는 경험은 새로웠지만 그들이 말하는 의미와 희망의 감정에 대해서라면 그리 낯설지도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함께 생각나는 책
2024년 11월 1째주
메인 도서 표지
폭풍 다음에 불 존 홀러웨이
이 책에 '희망'이라는 단어가 몇 번이나 나오는지 세어 보고 싶다. 희망을 이렇게까지나 부르짖는 철학서가 있었던가. 존 홀러웨이는 절박한 어조로 희망을 외치며 화폐-자본-이윤의 사슬에서 풍요를 해방시켜야 한다는 주장을 펼친다. 분노를 희망으로 바꿀 수 있다면. 좌절을 상상력으로 전환시킬 수 있다면…!
2024년 10월 2째주
메인 도서 표지
가자란 무엇인가 오카 마리
지금 우리 앞에 닥친 일들을 헤쳐 나가는 데만도 너무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고, 그래서 먼 타국에까지 신경 쓸 여력이 남아있진 않겠지만… 영화 '존 오브 인터레스트'에 큰 관심이 쏟아진 해에 팔레스타인에서 현재진행형으로 자행되고 있는 학살엔 그만큼의 눈길이 가지 않는 건 섬뜩한 일 아닌가? 가자에선 매일 기자와 의료인과 어린이들이 무차별적으로 살해 당하고 있다. 이에 관해 여러 책들이 출간 되었는데, 이 책이 가장 쉽고 선명하게 이 학살의 맥락과 본질을 증언한다.
함께 생각나는 책
2024년 10월 1째주
메인 도서 표지
너무나 정치적인 시골살이 오카 마리
도시에서의 저항, 더 나아간 저항을 위한 시골행, 그리고 시골에서 발견한 새로운 저항까지 저자의 모든 저항 여정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그의 성실하고 부지런한 불편함이 곧 선량한 시민됨이겠지. 지방 소멸과 지역 브랜딩, 귀농, 귀촌을 말하는 모든 자리에서 이 책은 교과서로 쓰여야 한다.
함께 생각나는 책
인문 MD의 보관함 도서들 한번에 보기
글쓰기를 배우지 않기
피터 엘보 지음
18,000원(10%) / 1,000원
맹신자들
에릭 호퍼 지음, 이민아 옮김
14,400원(10%) / 800원
시적 정의
마사 누스바움 지음, 박용준 옮김
18,000원(10%) / 1,000원
어두운 시대에도 도덕은 진보한다
마르쿠스 가브리엘 지음, 전대호 옮김
22,500원(10%) / 1,250원
미국 공산주의라는 로맨스
비비언 고닉 지음, 성원 옮김
24,300원(10%) / 1,350원
가자란 무엇인가
오카 마리 지음, 김상운 옮김
16,200원(10%) / 900원
읽기
가야트리 차크라보르티 스피박 지음, 안준범 옮김
15,300원(10%) / 850원
책임감 있게 사정하라
가브리엘르 블레어 지음, 성원 옮김
15,300원(10%) / 850원
우리는 어떻게 괴물이 되어가는가
파울 페르하에허 지음, 장혜경 옮김
15,300원(10%) / 850원
자본주의 리얼리즘
마크 피셔 지음, 박진철 옮김
13,500원(10%) / 750원
낡은 것은 가고 새것은 아직 오지 않은
낸시 프레이저 지음, 김성준 옮김
7,920원(10%) / 440원
커먼즈란 무엇인가
한디디 지음
15,300원(10%) / 850원
폭풍 다음에 불
존 홀러웨이 지음, 조정환 옮김
24,300원(10%) / 1,350원
너무나 정치적인 시골살이
양미 지음
15,300원(10%) / 850원
이스라엘의 가자 학살
질베르 아슈카르 지음, 팔레스타인 평화 연대 옮김
10,800원(10%) / 600원
전사들의 노래
홍은전 지음, 훗한나 그림, 비마이너 기획
18,900원(10%) / 1,050원
유럽 낙태 여행
우유니게.이두루.이민경 외 지음
13,500원(10%) / 750원
배틀그라운드
성과재생산포럼 기획, 백영경 외 지음
13,500원(10%) / 75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