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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랫동안 자세히 응시하는 대상에 대해선 애정이 생기기 마련이다. 특히나 식물처럼 언어나 몸짓으로 인간과 소통하지 않는 생명체에는 세심한 관찰을 통해서만 발견할 수 있는 존재의 진실이 있다. 세밀화를 그리며 식물을 오래 보아온 이소영 저자가 본인이 그려낸 도시 식물들에 대해 한 종 한 종 설명한다. 애정이 담뿍 담겼다.
무언가를 사랑하는 사람이 대개 그렇듯 그는 다른 이들이 이 존재들의 가치를 알아주고 함께 아껴주기를 원한다. 그는 한국에서 잡초로 취급되는 서양 민들레가 사실 약용 식물임을 알려주며 식물에 가치를 부여해줄 수 있는 건 결국 인간이라 말한다. 시중에 유통되는 스투키는 실제로 스투키가 아닌 '실린드리카'라는 명칭을 가진 식물이며, 제 이름을 찾아줘야 한다고 설득한다. 몬스테라의 잎모양을 설명하면서는 식물의 잎을 관찰하는 것만으로도 옳은 재배 방법을 파악할 수 있음을 알려준다. 책의 마지막 장에서 겨울에 꽃을 피우는 복수초에 대해 얘기하다가 그는 말한다. "추운 겨울 복수초를 발견하고 반가워하는 그 자체가 그 사람 몫의 행복일 겁니다." 이렇게 말하는 그는 아마도 그 행복을 온전히 누리고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