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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선 그런 것이에요> 이후 6년, 이규리가 이 계절의 초입, 올해의 마무리에 어울리는 시집을 선보인다. "눈을 보는 기분으로 살아간다면, 눈을 만질 때의 마음으로 사랑한다면, 눈이 사라질 때의 고요함으로 죽을 수 있다면." (산문집 <시의 인기척>)이라고 말했던 시인이 그 부질없는, 희고 아름다운 것을 향한 마음을 담았다.
우유니 사막, 첫눈, 희부연 구름, 흰빛, 흰 안개. 그 흰 이미지들을 따라가면 안됨을 알면서도 ("그러나 흰색 따라가진 마세요 그거 눈멀어 얻은 거니까요" <유전> 中) '쓸쓸하고 매운 선택'을 하고 마는 천성. "좋아요 / 흰색에 있겠어요 / 잊혀지겠어요 / 가여운 삶의 누추를 내가 갚겠어요." (같은 시) 결정한 이후의 삶은 시시하더라도 거슬림이 없다. 시는 시시함과 근사함을, 안과 밖을, 당신과 나를 대비하며 삶에 대한 입장을 취한다. "대신 무심한 편을 택하기로" (<안녕 편의점> 中) 하는 사람. "우리, 단단함에 대해 적을 것이 아니라 / 하염없이 무너지도록" (<정말 부드럽다는 건> 中) 힘쓰지 않는 사람. "나 힘없는 것만 건드렸네 슬픈 척했네" (<이 불쌍한 눈> 中) 인식하는 사람. 도무지 알 수 없고 부질없는 한 해를 보내며, 올해를 마무리하는 시집으로 읽기 좋은 시집. 선선한 태도로 이규리가 묻는다. "당신은 첫눈입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