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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소개하는 오늘(2022년 2월 4일)은 입춘. 아직 중부지방 기온은 영하지만, 이 추위가 오래지 않을 거라는 걸 우리 모두 알고 있다. 사랑을 담아, 데이비드 호크니가 노르망디에서 편지를 썼다. 수신인은 <다시, 그림이다>로 호크니와의 대화를 기록한 마틴 게이퍼드. 우정이 오가고, 시간이 흐른다. 호크니가 보낸 첫 편지는 2018년에 출발했다. 2019년에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린 호크니전을 30만 관객이 찾았고(그토록 많은 사람이 다닥다닥 붙어 숨을 나누며 그림을 관람했다는 게 새삼 믿기지 않는다...), 2020년 팬데믹이 시작되었다.
이 긴 겨울, 노르망디에서 봄을 그린 호크니가 안부를 전한다. 서로를 잘 아는 호크니와 게이퍼드는 예술의 전 영역을 넘나들며 지적인 대화를 나눈다. 귀스타브 쿠르베의 작업실에 대한 대화가 호크니의 노르망디 작업실로 이어지고, 줄리언 반스의 소설 이야기를 하다 플로베르의 소설 <감정 교육>을 다시 읽고 있다는 호크니의 근황이 이어진다. 예술적인 봄을 꿈꾸게 하는 화가의 열정이 옮아올 듯하다. 아이패드로 작업중인 호크니의 봄을 함께 감상할 수 있다는 것도 이 책의 장점. 32-33페이지에 걸쳐 소개된 호크니 신작 '입구'(2019)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