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사람, 인생. 정지아의 내밀한 이야기들"
<아버지의 해방일지> 정지아 작가가 첫 에세이로 선보이는 이번 책은 진정한 애주가만이 들려줄 수 있는 34편의 도수 높은 이야기를 담고 있다. 위스키, 소주, 사케, 막걸리 각종 술과 다양한 사람이 등장하고, 구례, 몽골, 오사카, 키르기스스탄, 블라디보스토크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 술이 있는 곳엔 반드시 사람이, 사람이 있는 곳엔 늘 술이 있다. 그리고 각각의 사연이 있다.
실패한 사회주의자인 아버지를 떠올리며 마신 맥켈란 1926, 가난과 슬픔과 좌절로 점철된 지난 시간과 작별하며 마신 시바스리갈, 청춘의 어느 밤, 친구의 오두막에서 트윈 폴리오의 ‘축제의 밤’연주를 들으며 마신 매실주,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은사님과 나눈 보드카, 어린 시절 큰아버지가 만들어준 소주를 넣은 계란밥. 작가는 술과 함께, 사람과 함께 울고 웃었던 수많은 날들의 이야기를 유려하게 풀어낸다. 마시지 않을 수 없게 만드는 술 이야기이자, 마음의 도수를 올리는 사람 이야기, 그리고, 정지아 작가의 내밀한 삶 이야기. 사람과 사람 사이의 벽을 허무는 술처럼, 서서히, 기분 좋게 취하게 만든다.
- 에세이 MD 송진경 (2023.09.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