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중권 교수 '감각학 3부작'의 서막"
<크로스: 정재승+진중권>, <진중권의 서양미술사> 등 전작들에서 쉽고 재미있는 글쓰기를 선보였던 그가 이번엔 전공을 살린 묵직한 지적 탐구로 돌아왔다. 깊이 있는 미학서를 원했던 독자들에겐 반가운 소식이다.
'감각론'이 익숙한 용어는 아니다. 보고 듣고 냄새 맡고 지각하는 인간 감각에 대한 탐구는 그 기원을 철학의 시작과 함께하지만, 철학이 이성중심주의로 흐르는 분위기 속에서 도외시되어왔다. 이에 진중권 교수는 철학적으로만 탐구 가능한 감각의 특성을 제시하며 감각론의 부활을 요구한다. 감각학 3부작의 첫 권인 <감각의 역사>는 그 잊힌 역사를 복원한다는 데에 의의가 있다.
이번 감각학 3부작은 그간 미적 영역에만 국한되어 있던 미학의 한계를 넓혀 감각론을 통한 사회적 이해까지 도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그 시작으로서 <감각의 역사>에서 다진 이해와 통찰은 후에 <감각의 미학사>, <감각의 사회학>으로 뻗어나가는 논의의 굄돌 역할을 한다고 하니, 더 중요한 의미를 갖겠다. 진중권 교수가 안내하는 장대한 지적 여정의 시발점이다.
- 인문 MD 김경영 (2019.09.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