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세 살 순옥은 돈을 벌기 위해 봉제 공장의 미싱사 보조인 '시다'로 취직을 한다. 봉제 공장에는 많은 십 대 여자아이들이 일을 하고 있다. 매캐한 먼지 날리는 공장에서 하루 종일 일해도 살아내기에 충분한 돈을 받지는 못한다. 몸이 아프기라도 하면 공장에서 쫓겨 나기에 고통을 숨기고 일하는 사람도 태반이다. 순옥은 이런 생활에 적응해나간다. 돈을 벌어야 하기 때문에. 시골의 가족들을 먹여 살리기 위해.
전태일 재단사는 이런 열악한 노동 시스템을 고치고 싶어 한다. 근로 기준법을 공부하고 노동환경을 개선하기 위해 여러 가지 방법을 구상한다. 노동청과 서울시청에 진정서를 내고 언론에 부당한 노동환경을 고발한다. 그 이후 선의로 똘똘 뭉친 청년 전태일은 어떻게 되었는가.
어린이들에게 장래희망을 물어본다. 경찰관, 의사, 피아니스트, 선생님……. 물어본 숫자만큼의 대답들이 열릴 테다. 블루칼라니 화이트칼라니 하는 구분은 잠시 내려놓자. 자신의 노동력을 제공하고 임금을 받는 자는 모두 노동자다. 전태일 열사가 닦아 놓은 길 위로 수많은 꿈들이 걸어 다닌다.